요즘 완도에 전복을 먹으러 간다는 부류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껍데기 위에 올려진 하얗고 매끈한 살점 사진이나 찍어대며 맛집이라고 떠드는 꼴이 그렇다. 진짜 깊은 맛은 전복 내장인 게우에 전부 응축되어 있는데 그걸 모른다. 예전 전성기 시절 완도 포구를 드나들며 모아둔 진짜 전복 내장 요리 전문 식당들의 조리법과 특징을 정리해 둔다. 사라지기 전에 아카이브 해둬야 할 귀한 정보다.
제대로 된 완도 전복 맛집은 전복죽 색깔부터 다르다. 허연 빛깔이 아니라 짙은 녹색, 녹조류를 머금은 듯한 어두운 청록빛을 띤다. 내장을 아낌없이 터뜨려 가마솥에 볶아냈다는 증거다. 요즘 젊은 층은 비리다며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참기름을 아주 살짝만 떨어뜨려 볶아낸 진짜 게우의 고소함은 다른 어패류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다. 완도 읍내 모퉁이에 숨은 오래된 식당들은 이 내장을 따로 모아 삭힌 젓갈을 반찬으로 내놓기도 하는데, 이 귀중한 정보도 기록 보관함에 넣어둔다.
최근에는 전복 내장을 크림이나 버터와 섞어 서양식 소스로 재탄생시킨 곳들도 늘어났다. 전통적인 게우 요리가 낯선 외지인들에게는 타협안이 되겠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신선한 완도산 전복이 아니라면 내장에서 곧바로 잡내가 나기 때문에 오직 산지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맛이다. 이 내장 소스 배합 비율과 조리법의 계보를 적어둔 옛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대가 끊기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둬야 가치가 있다.
화려한 간판과 홍보물에 속아 전복 껍데기만 구경하고 오지 말고, 내장의 묵직한 맛을 내는 진짜 골목 노포를 찾아가야 마땅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흔한 정보들은 알맹이가 없다. 내가 모아둔 이 내장 요리 계보와 식당 자료들이 언제까지 유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완도 전복의 정수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기록이다. 더 장황하게 설명할 시간도 아깝다. 기록 보관을 마친다.